마음의 고요함을 담은 선(禪)/ 젠 스타일 정원

Jihyun Hwang Jihyun Hwang
Japanischer Park in Bad Langensalza, Kirchner Garten & Teich GmbH Kirchner Garten & Teich GmbH Asian style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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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기점으로 아시아의 불교, 아시아틱함 혹은 오리엔탈리즘, 아시아의 화려하지 않지만 간결한 아름다움이 있는 건축, 아시아의 명상법 등이 차분히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한국말로는 선, 국제적으로는 젠(Zen)이라 한다. 선 혹은 젠의 기본적인 개념은 인간이 참선을 통해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는 곧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의 생활습관이나 생활방식에 영향을 줬고, 곧이어 실내건축에도 영향을 뻗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젠스타일이라는 새로운 건축동향이 나타난 것이다. 사실 오리엔탈리즘이란 말도 그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부분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는 있었지만 통합적인 의미 그대로를 사용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과학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사회는 더 화려해지고 더 많은 기계로 차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런 데서 온 심리적인 과잉상태가 불러온 현상이 아닐까. 

간결함과 고요함, 절제된 아늑함과 자연스러움, 명상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내자는 목표의 젠스타일. 이번 기사글에서는 젠스타일로 디자인된 다양한 정원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과 함께 잠시 마음의 고요함을 느껴보자.

독일의 젠스타일 정원—1

1995년부터 독일의 바트쉔도르프(Bartschendorf) 에 개장된 7,500㎡ 넓이의 아시아틱한 정원으로 Roji Japanische Garten 에서 디자인했다. 이만큼 젠스타일을 잘 표현해낸 정원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선과 원과 자연을 조화시킨 모양새가 아주 흥미롭다. 일본 정원의 대표적인 장식 중 하나인 스이킨쿠쓰(水琴窟, 수금굴) 로 이어지는 디딤돌이 아기자기하다. 간결하고 조용함이 느껴지는 정원이다.

영국의 젠스타일 정원—1

영국의 Lush Garden Design 에서 선보인 아시아틱한 정원이다. 깔끔하면서도 공간이 가득 차지 않아 건축주가 원한다면 무엇이든 더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로 그게 또 젠스타일의 매력. 비어있음이 있기에 사색을 하고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게 아닐까. 동양적인 원형의 출입문을 통과하면 앉아서 쉴 수 있는 돌의자가 있다. 말 그대로 생각하고 쉴 수 있는 고요함을 제대로 연출해냈다.

독일의 젠스타일 정원—2

독일의 Japan-Garten-Kultur 에서 디자인한 젠스타일 정원이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일본 젠스타일의 문창호와 바깥으로 보이는 정원의 간결함이 눈길을 끈다. 낮고 주기적으로 나뭇잎을 정리한 듯한 묘목은 디딤돌의 양옆으로 깔끔하게 관리되어 있으며 디딤돌을 따라 쭉 가면 그늘을 만들어주는 차양 공간이 있어 전체적으로 안락하다. 군더더기 없이 조용한 사색의 느낌이 가득한 정원으로 연출되었다.

영국의 젠스타일 정원—2

이번엔 영국 KSR Architects 에서 디자인한 정원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젠스타일 정원은 보통 간결하고 자연스러운 아늑함이 돋보인다. 위 사진 속 정원은 다소 사람의 손길을 많이 주어 인공적인 깔끔한 디자인을 담아냈다. 인공적이라 해서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더 담아내기 위해 더 고민한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깔끔하게 잘라낸 돌판을 따라가면 끝에 벽돌 벽을 등지고 불상을 놓아 젠스타일의 불교적이면서 절제된 아름다움을 연출해낸 좋은 사례다.

독일의 젠스타일 정원—3

Kirchner Garten + Teich Gmbh 에서 연출한 정원으로 화창한 느낌의 산책로가 돋보인다. 젠스타일하면 사색, 명상이 떠오르고 명상하면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이 떠오른다. 사람이 많다 하더라도 조용한 느낌일 것 같은 고요함을 디자인으로 표현해냈다. 잔잔한 호수 위로 아치형 다리를 두었고 그 주위로 산책로를 두어 천천히 자연을 즐기며 걸을 수 있게 연출했다. 잔잔하고 은은함이 잘 표현된 정원이다.

국내 젠스타일 정원—1

경기도 화성에 있는 남양홍씨 대호군파 재실 정원으로 국내 Urban Garden Ain. ltd 에서 설계했다. 총면적은 1,250㎡로 한적한 고궁 속 정원과 같은 느낌으로 표현했다. 제례적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가족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고, 그들이 휴식과 숙박을 할 수 있는 생활 공간으로 설계했다. 한국에서는 선으로 불리는 젠스타일은 사진 속 공간과 같이 한적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다. 대청마루에 앉아 작은 호수를 내다볼 수 있는 여유, 디딤돌을 밝고 호수를 건너 쪽문을 통과해 또 다른 자연공간과 이어지는 여유, 건축물이 시야를 막지 않는 시각적 여유를 담아 아늑하고 한적한 아름다움을 표현해냈다.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가 과하지 않게 적당히 공간을 비워내며 연출된 좋은 사례다.

국내 젠스타일 정원—2

방금 앞서 소개한 정원의 또 다른 부분으로 산책로의 정갈함이 돋보인다. 천천히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으로 표현되었다. 낮지만 높이의 차이를 둬 시각적으로도 흥미롭고 단아한 느낌이 담긴 전통적인 벽돌벽도 자연과 정원을 자연스럽게 이어주어 편안한 정원으로써의 공간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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