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탄탄하게 지은 집, 광주 패시브 하우스

Jihyun Lee Jihyun Lee
광주 서창동 1.4리터 패시브하우스 – 아들집, (주)자림이앤씨건축사사무소 (주)자림이앤씨건축사사무소 Passiv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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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공간보다 편해야 할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집이라 불릴 수 있을까. 아파트 새집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다. 한창 피부가 예민할 어린아이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어른까지도 이전엔 없던 알레르기 및 아토피 질환을 유발할 정도로 새집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힘들게 마련한 새집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 채 오히려 새집증후군으로 온 가족이 아파해야 한다면 이보다 마음 아픈 일이 또 있을까. 

오늘은 광주 서창동의 패시브 하우스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던 건축주 가족이 아파트를 벗어나 광주 외곽의 한적한 마을에 건강한 집을 지은 이야기다. 600평가량의 광활한 대지에 부모님과 두 아들을 위한 독립적인 패시브 하우스 세대를 꾸렸고, 전체적인 모습이 마치 근사한 리조트를 연상케하여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매료한다. 오늘의 기사에선 먼저 아들 집을 소개하고, 다음의 기사에선 부모님 집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건강을 생각한 새로운 대안, 패시브 하우스

설계를 의뢰한 건축주 가족은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오래도록 아파트에 살았다. 하지만 새집증후군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에 시달려야 했고, 문제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 아파트 내부 공사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마감재를 뜯어보니 단열재 후면이 새까만 곰팡이로 가득하여 차라리 0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패시브 하우스 건축을 의뢰했다. 곰팡이는 한번 생기면 번식 속도가 매우 빨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식하는 경우가 다분하다. 이러한 곰팡이는 주로 안과 밖의 온도차가 큰 결로 현상으로 인해 발생된 습기에서 주로 비롯되므로 결로 현상이란 문제의 뿌리부터 해결해야 곰팡이를 줄이는 지름길이 된다. 다양한 주택 중에서도 특히 패시브 하우스는 탁월한 고단열, 고기밀 성능으로 결로 현상이 적어 곰팡이로부터 한결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각 세대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마스터플랜

오늘의 패시브 하우스는 아마 국내에서도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프로젝트일 것이다. 매력적인 산세를 가진 600평이란 광활한 대지 위에 부모와 아들 세대를 위한 두 채의 주택이 들어섰다. 하나의 큰 주택을 지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가까이서 따로 사는 것이 편안할 듯하여 세대를 분리했다. 아들 집은 정방형에 가까운 매스로 북측에 배치되었고, 부모님의 집은 살짝 꺾인듯한 기다란 매스로 남측에 배치되었다. 일반 젊은 세대와 달리 풍수지리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가진 부모님을 고려하여 마스터플랜을 다루는 과정에서 풍수지리 전문가의 의견도 골고루 반영되었다.

화강석 외장재가 남기는 견고한 인상

화강석이란 돌의 묵직함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아들 집은 듬직하고 견고한 인상을 남긴다. 작은 어린아이에서 이제는 너무나도 듬직하게 자란 아들의 모습이 마치 외관을 통해 가시회 된 듯 느껴지기도 한다. 화강석의 무게감과 묵직한 느낌을 중화하기 위해 테라스 데크와 일부 외벽에 목재 디테일로 따스함을 더했다. 창문 프레임은 최대한 슬림하게 계획했고, 여기에 유리 발코니 난간까지 설치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한껏 더한 아이디어도 눈여겨보자.

아들과 부모님 세대를 하나로 엮어주는 정원

아들과 부모님 집은 중앙 정원을 중심으로 마주 보도록 배치되었다. 정원에 머무르던 시선은 이내 곧 서로의 집으로 자연스레 연장되어 떨어져 살지만 언제든지 서로의 인기척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된다. 정원이란 이 작은 자연이 결국엔 아들과 부모님 세대를 유연하게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시원하게 열린 공간을 가진 거실

아들 집 내부엔 거실과 침실을 비롯한 기본 생활공간과 더불어 서재, 손님방, 자녀방 등의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자리한다. 1층은 공용공간 중심으로, 2층은 사적공간 중심으로 배치하여 성격이 다른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리했다. 아들 집 내부에선 풍부한 공간감과 개방감이 느껴지는 거실이 특히나 돋보이는데, 2층의 바닥 면적을 거실 천장에 양보한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다. 원으로 기하학적인 그림을 그리는 천장 펜던트 조명과 더불어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가구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디테일로 감동을 전하는 내부 공간

건축의 완성도는 디테일이 결정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건축에서 디테일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내벽 마감재, 계단과 난간 디자인 등을 비롯한 소소한 디테일을 심도 있게 다루면 전체적으로 완성도 있는 공간이 연출된다. 작은 조각이 모여 결국엔 하나의 큰 그림을 완성하는 퍼즐과도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아들 집에선 특히 내벽의 독특한 질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건축가와 시공 전문가의 많은 노고가 깃든 결과물이다. 노출 콘크리트에 송판 거푸집을 활용하여 질감을 더하면 콘크리트란 재료의 물성에 나무의 온기가 스며들어 굉장히 따스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잔잔한 화려함이 묻어나는 다이닝 키친

다이닝 키친은 가족뿐만 아니라 여러 지인과 함께 모이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잔잔한 화려함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안쪽엔 넓은 오픈 키친을 설치했고, 바깥쪽엔 최대 8인이 앉을 수 있는 다이닝 테이블을 배치했다. 주방의 개방감을 해치지 않도록 다이닝 테이블의 소재를 유리로 선택한 아이디어가 특히나 돋보인다. 

아들 집을 살펴보았으니 계속해서 부모님의 집도 함께 살펴보자. 이제는 편안한 것을 선호하실 부모님을 위해 아늑하고 느긋한 분위기로 꾸며진 부모님의 집을 곧바로 여기의 기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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