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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집안으로 가져온다면, 우리의 일상도 그 풍경처럼 경쾌하고 설렐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발상으로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품은 다양한 인테리어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풍경이 담긴 벽지나 액자로 우리가 생활하는 다양한 공간을 화려하게 장식해 놓은 인테리어를 보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에 상관없이 내가 도시의 중심에 살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빼곡한 빌딩 숲이 표현된 복잡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색감을 단순화하거나 사진이 아닌 단순하게 표현된 스케치 작품으로 도시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오늘은 국내외 다양한 인테리어 사례를 통해,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도시 풍경 인테리어를 살펴보도록 하자.
집안의 변신이 시작되는 벽지 인테리어는 어떠한 분위기의 공간을 원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도시적인 감각을 담은 거실을 만들고 싶다면, 뉴욕의 빌딩 숲을 가져온 듯한 포인트 벽지를 이용해보자. 차가우면서도 바쁜 삶의 열기가 있는 도시의 느낌을 파란빛이 도는 회색 톤으로 잘 표현하고 있고, 이와 잘 어울리는 심플한 블라인드와 조명이 도시적인 느낌을 더욱 살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BRO DESIGN STUDIO가 디자인한 침실의 모습이다. 흑백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4개의 프레임이 하나로 연결되어 넓은 도로가 있는 브릿지의 모습이 보인다. 마치 내가 도로 한중간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사진만으로도 내가 도시 안에 숨 쉬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한다. 천장의 두 줄로 난 홈과 그 안에 설치된 조명이 사진에 있는 철교의 구조물과 연결되는 듯 완벽한 조화미를 제공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ПРОЕКТНАЯ СТУДИЯ ИРИНЫ ЩУРОВОЙ ДОМ가 선보인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평범해 보이는 방 인테리어 중에서 유난히 벽면에 그려진 도시 풍경이 우리의 시선을 앗아간다. 흑백으로 그려진 그림 중 블루 컬러를 이용하여 포인트를 줌으로써 경쾌한 느낌을 표현해냈다. 천장에 있는 밝은 조명들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느껴지며, 방 안이 세련된 도시의 분위기로 가득 찬다.
이번에는 벽의 일부분을 도시의 모습으로 장식한 침실을 만나보도록 하자. 러시아의 СИМУКОВ СВЯТОСЛАВ ЧАСТНЫЙ ДИЗАЙНЕР ИНТЕРЬЕРА가 작업한 이 공간은 원목으로 마감된 침대 옆 벽면에 1미터 남짓 되는 폭의 포인트 벽지로 멋을 내주었다. 앞서 소개했던 여러 사례와 마찬가지로 빌딩이 가득한 도시의 느낌을 표현했지만,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어 놓은 듯 넓게 펼쳐진 도시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높은 호텔의 라운지에서 도시를 한 눈에 내려다보는 느낌을 준다.
국내의 벽지전문 업체인 U2에서 선보인 도시 풍경의 벽지이다. 짙은 그레이 바탕에 하얀 선으로 표현된 도시의 모습이 모노 톤 인테리어의 침실과 잘 어우러진다. 짙은 그레이지만 웜 톤의 색감을 선택하여 따뜻하고 아늑한 침실을 만들어냈다. 많은 선들이 만들어낸 복잡한 그림이지만 심플한 인테리어와 어울려 모던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벽면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간접조명을 설치해 준다면, 매일 저녁 창밖의 야경을 즐기는 듯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도시의 모습을 색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그림을 만나보도록 하자. 이제까지 소개한 일반적인 시야에서의 도시가 아닌, 하늘에서 바라본 빌딩 숲의 모습을 만화처럼 풀어낸 그림이 귀여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단순화된 그래픽 사이로 드문드문 색감을 입혀, 지루하지 않은 벽지를 탄생시켰다. 원목 소재의 중후한 디자인을 가진 침대와 어우러져, 가벼운 벽지와 무거운 침대가 적절한 무게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러시아의 VARIATIKA는 다이닝룸으로 가는 길목에 아름다운 유럽의 도시를 그려두고, 간단히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길고 좁은 선반을 벽면에 설치하여 찻잔이나 작은 접시를 올려둘 수 있게 하였고, 그 앞에 키가 큰 의자를 배치하여 편안히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배려하였다. 수채화 형식의 은은한 컬러를 이용하여 표현된 도시의 모습은, 풍요로운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브라질의 MICHELE MONCKS ARQUITETURA은 옷장의 겉면을 도시 사진으로 꾸며주었다. 옷장의 양쪽 문에 걸쳐 하나로 이어지는 도시의 모습은 유난히 복잡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듯하다.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아름답고 여유로운 도시가 아닌 회색빛의 메트로포리탄을 선택하였으며, 자칫 어두워 보일 수 있는 방 안의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3개의 포인트 조명을 도시 위로 쏘아주었다.
에펠탑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나려면, 해가 진 파리 시내의 야경과 함께 반짝이는 에펠탑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 파리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간직한 이 사진을 거실의 중앙에 걸어놓으니, 거실 가득 로맨틱한 샹송이 울려 퍼질 것만 같다. 전반적으로 짙은 원목을 이용하여 꾸며진 거실의 컬러와 파리의 야경이 지닌 붉은 빛이 잘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다.
주로 침실이나 거실을 위주로 활용되었던 도시의 모습을 욕실로 가져왔다. 하얀 타일로 깨끗함을 강조한 이 욕실의 한쪽 벽에, 영국의 시계탑이 흐릿하게 보인다. 연필로 여러 번 덧칠하여 그린 듯, 선명하지는 않지만 멋스러운 그림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매끈하게 반짝이는 천장에 이 시계탑이 반사되면서, 잔잔한 물 위에 번지는 풍경의 잔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